과학과 철학 에세이/자연철학 60

헬름홀츠의 곡선: 잃어버린 시간

정말 이 세상을 창조한 신과 같은 존재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그 신은 어느 종교에서 떠드는 것과 달리 그렇게 전지전능하지 않다고 가정하자. 그 종교에서도 신이 어느 정도 전지전능한지는 실제로는 논쟁거리였는데, 그 종교의 대다수 신도들은 이러한 사실에 무지하다. 그래서 그들은 신의 전지전능함을 논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를 이단시 한다. 신 존재 개념의 다양성을 인정할 때 그들의 신만을 기준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억제할 필요는 없다. 신이 우주를 자신의 서식지로 삼아 창조했을 때 그곳에 인간과 같은 존재가 생겨나리라고는 알지 못했다. 이렇게 가정된 신은 인간의 존재를 모른다. 다만 그것은 우리가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등의 정보들 일부를 직접 인지할 수 있다. 우리가 흡수하거나 만들어 내는 모든 정..

슈밤메르담의 개구리와 근육 수축설

생리학 및 뇌신경학 역사에서 개구리 뒷다리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인물은 갈바니, 볼타, 헬름홀츠 등이다. 그런데 개구리를 생리학사에서 철처하게 파헤친 인물은 이들보다 앞선 시기의 얀 슈밤메르담(Jan Swammerdam, 1637-1680)이다. 얀 슈밤메르담 이전에 말피기가 개구리 폐조식을 해부해 조사했다. 하지만 여러 목적 아래 개구리의 발생과 해부학적 구조를 현미경으로 세밀하게 탐구한 인물은 얀 슈밤메르담이다.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073746799 슈밤메르담의 개구리와 근육 수축설 생리학 및 뇌신경학 역사에서 개구리 뒷다리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인물은 갈바니, 볼타, 헬름홀츠 등이다. ... blog.naver.com

시간 철학: 페레키데스

* 개인 원고 을 2/3 가량 끝낸 상태에서 새로운 개인 원고 를 시작한다. 블로그에는 원고의 본문을 올리지 않는다. 원고는 철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본문과 두 개의 부록 A, B로 구성된다. 블로그에는 '부록 B. 시간 철학'에서 다루어질 철학자들의 시간 개념을 연대순으로 올린다. 첫 번째 인물은 페레키데스이다. 블로그에 올리지 않는 개인 원고 의 본문 내용을 추측해 보고 싶은 사람은 다음 블로그 용 서문을 참조하라. 시간과 경험: 서문(블로그 용) http://blog.daum.net/goodking/966 페레키데스 소크라테스(Socrates) 이 전의 고대 그리스 철학의 흐름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 Laertius)의 ,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여러 문헌 등에서 엿볼 수..

시간과 경험: 서문(블로그 용)

시간에 대한 고찰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크게 세 가지 사고방식으로 나뉜다. ‘시간 속의 변화’, ‘변화 속의 시간’, ‘의식 속의 시간’이다. ‘시간 속의 변화’를 보여 주는 세계 이해 방식들에 따르면, 시간은 변화 이전에 전제된 것이다. 시간을 인간 의식 및 변화와 독립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그러한 세계 이해 방식들에서 시간은 공간과 무관한 영원성을 지닌 것으로, 아니면 공간과 분리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시간이 공간과 무관한 것이라면, 시간은 ‘우주가 존재하는 한’에서 ‘있는 것’이다. ‘우주가 존재하는 한’이라는 것은 다시 유한과 무한으로 나뉜다. ‘변화 속의 시간’을 보여 주는 세계 이해 방식들에서 시간은 항상 변화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동시에 변화가 발생하는 장소에 의존적이다. 이 때..

오컴의 면도날: 오해들 불식시키기

오컴의 면도날 * 중세 스콜라 전통 철학과 신학의 일반적 흐름: 생략 * 중세 스콜라 철학에서 차지하는 오컴의 위상: 생략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은 종종 ‘단순성의 원리(principle of simplicity)’ 혹은 ‘절감의 원리(principle of parsimony)’로 불린다. 오컴의 면도날을 가장 포괄적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 필연적 이유 없이는 다수의 것을 상정해서는 안 된다(pluralitas non est ponenda sine necessitate). 위처럼 오컴의 면도날을 규정하는 것은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위 규정 방식에서 ‘다수의 것’이 무엇인지는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오컴의 면도날의 여러 해석 방식을 살펴보기 전에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오..

자연 발생설을 둘러싼 파스퇴르와 푸셰의 논쟁

* 다음은 절판된 의 부록 중 하나를 확장 수정한 것임을 밝혀둔다. 자연 발생설을 둘러싼 파스퇴르와 푸셰의 논쟁 1. 과학적 발견들은 경험 내용을 규정하는 가설과 실험의 역사적 연결 속에서 신뢰할 만한 것으로 정착한다. 그러한 정착 과정 속에서 과학자의 사고와 행위를 제한하는 미덕들이 탄생했다. 그러한 미덕들 중 하나가 ‘과학적 성실성(scientific integrity)’이다. 20세기 이후 기술 기반의 과학 연구가 공적 평가의 대상이 되면서, 과학적 성실성과 관련된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커졌다. 또한 과학의 연구 형태가 더욱 집단적 형태를 띠게 되면서, 과학적 성실성을 촉진할 수 있는 연구 환경(research environment)에 대한 관심사가 증가했다. 단순히 어떤 과학자의 부정 행위..

물리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플랑크 논증

물리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플랑크 논증 막스 플랑크(Max Plank)의 은 다음 논증을 반반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 물리학은 전적으로 무생물계의 물체 및 사건을 다루는 학문이다. • 일반 철학은 육체적 삶뿐만 아니라 지성적 삶을 포괄해야 하며, 또한 윤리에 관한 가장 고매한 문제들을 포함하여 영혼의 문제들을 다룬다. • 물리학과 일반 철학은 서로 다른 문제 영역을 다루는 학문이다. • 따라서 물리학과 일반 철학은 접목 불가능하다.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082922226 플랑크 논증: 물리학과 철학의 관계 막스 플랑크(Max Plank)의 은 다음 논증을 ... blog.naver.com

18세기 무신론 논쟁

* 다음 글은 일부를 수정한 것이다.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적어도 세 가지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18세기 유물론 논쟁에는 지역의 정치, 문화적 전통이 깊숙히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유물론을 무조건 무신론과 일치시카는 서술방식은 역사적 무지를 보여줄 뿐이다. 둘째, 18세기 유물론은 일반적으로 결정론적이지만 17세기에 비해 매우 유연해졌다는 것이다. 셋째, 이러한 지적 풍토를 바탕으로 19세기 마르크스 엥겔스의 유물론도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유물론을 마르크스주의의 맥락에 귀속시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소위 '변증법적 유물론'과 유사한 사고방식은 마르크스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19세기 유물론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당시 생리학의 발달, 에너지 보존법칙의 출현 등도 알아..

관성계에 대한 뉴턴의 정의 방식과 중의성(수정)

다음은 ‘과학적 생활 양식(scientific mode of life)’에 대한 일종의 선언문 성격의 핵심 중 세 가지이다. (i) 과학적 생활 양식이란 재확인 가능한 관찰 및 재생 가능한 측정량과 가설의 연결성에 의해 제한된 생활 양식이다. 이러한 과학적 생활 양식은 그 자체로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세계 이해 방식에 대해 열려 있다. 재확인 가능한 관찰 및 재생 가능한 측정량 속에 함축된 사실의 발견은 추리를 요구하며, 그러한 추리에 개입하는 가설은 관찰 및 측정량 자체에서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찰 및 측정량과 가설의 연결성에 의한 제한성 때문에, 발견 및 이론 해석에 사용된 그 어떤 세계 이해 방식도 과학의 증명 대상이 될 수 없다. 글 보기: htt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