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 1069

추론에 관한 밀의 입장 3. 귀납과 임의적 확장 가능성

열거적 귀납에 대한 밀의 입장을 좀 더 분석해 보자. 열거적 귀납은 유한개의 관찰 사실들이라는 특수한 것에서 좀 더 많은 양의 특수한 것으로 계속 이행 가능하다는 점에서 ‘임의적 확장 가능성’을 함축한다. 밀에게 ‘모든’은 그러한 임의적 확장 가능성을 숨기는 기능을 가진다. 그러한 임의적 확장 가능성의 한계로 무한의 양을 가정할 수 있다. 밀의 시대에는 가산 무한과 불가산 무한을 구분하는 현대적 집합론이 없었기 때문에, 밀은 아마도 그러한 한계로 가정 가능한 무한을 가산 무한, 즉 자연수들의 집합과 일대일 대응 가능한 무한으로 설정했을 것이다. 인류가 멸망하는 일이 없다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인구의 수는 자연수만큼이다. 지금까지 논의에 따를 때, 무한 양의 보편적인 것에서 특수한 것으로의 추론은 불..

추론에 관한 밀의 입장 2. 표면적, 실질적 추론 그리고 귀납

표면적 추론은 표면적 명제와 마찬가지로 논리적 연결사의 정의 방식에만 기대어 가능한 추론이다. 반면에 실질적 추론은 논리적 연결사의 정의 방식만으로는 불가능한 추론이다. 밀은 실질적 추론에는 경험에서 직접 근거하는 경우 또는 관찰 가능한 사실들로부터의 일반화의 경우가 개입되어 있다고 본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무모순률과 배중률을 실질적 명제로 규정하는 데 밀은 열거적 귀납을 사용했다. 따라서 밀에게 무모순률과 배중률을 규정하는 방식은 실질적 추론이다. 표면적 추론과 실질적 추론의 구분은 이렇게 단순해 보여도 여러 논쟁거리를 발생시킨다. 먼저 다음 논증을 분석해 보자. 첫 번째 사탕은 달고, 두 번째 사탕도 달다. 따라서 첫 번째 사탕은 달다. 위 논증에는 다음과 같은 타당한 논증 형식, 즉 전제들을 참으..

추론에 관한 밀의 입장 1. 표면적 명제와 실질적 명제

추론에 관한 밀의 입장 는 존 스튜어트 밀(J.S. Mill)을 대표하는 연구서 중 하나이다. 를 저술한 밀의 동기는 다분히 정치적이다. 밀은 아버지 제임스 밀(J. Mill), 밀 부자의 재정적 후원자이자 공리주의의 기초를 마련한 벤담(J. Bentham), 사회 개혁가 플레이스(F. Place), 파크스(J. Parkes), 역사학자 그로트(G. Grote), 정치가 로벅(J.A. Roebuck), 불러(C. Buller), 몰즈워스(W. Molesworth), 극작가 트렐로니(E.J. Trelawny) 등과 함께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영국의 급진적 개혁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이들 모두는 당시 휘그(Whig)와 토리(Tory) 당에 맞서 투쟁했으며, 공리주의의 원리를 도덕과 사회 개혁의 원리로..

시간 철학: 페레키데스

* 개인 원고 을 2/3 가량 끝낸 상태에서 새로운 개인 원고 를 시작한다. 블로그에는 원고의 본문을 올리지 않는다. 원고는 철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본문과 두 개의 부록 A, B로 구성된다. 블로그에는 '부록 B. 시간 철학'에서 다루어질 철학자들의 시간 개념을 연대순으로 올린다. 첫 번째 인물은 페레키데스이다. 블로그에 올리지 않는 개인 원고 의 본문 내용을 추측해 보고 싶은 사람은 다음 블로그 용 서문을 참조하라. 시간과 경험: 서문(블로그 용) http://blog.daum.net/goodking/966 페레키데스 소크라테스(Socrates) 이 전의 고대 그리스 철학의 흐름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 Laertius)의 ,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여러 문헌 등에서 엿볼 수..

'신조선 시대 궁궐' 청와대에 스며든 도선 풍수

저는 행정부들에 일대일 대응하는 방식으로 많은 수석실들이 설치된 청와대를 '신조선 시대 궁궐'이라 부릅니다. 그런 방식으로 수석실들을 청와대라는 권력 장소에 배치한 인물은 박정희입니다. 이후 지금까지 청와대는 문제 공유의 장소가 아니라 권력 집중 장소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내부고발을 둘러싼 다섯 가지 오해

* 다음은 404-413쪽 내용이다. 아예 새로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특히 (4)와 (5)의 분량을 늘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시간을 내기 귀찮아 그냥 원문 그대로 올린다. 일부 문장만 약간 고쳤다. 이 글을 올린 동기는 최근 신재민 기재부 전 사무관 사건과 관련된다. 해당 사건에 대한 나의 개인적 입장을 알고 싶은 사람은 댓글을 참조하라. 내부고발을 둘러싼 다섯 가지 오해 피고용자가 고용자에게 호루라기를 분다는 어원적 의미를 갖고 있는 ‘내부고발’은 조직체계 내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견 차이와 무관할 수 없다. 하나의 조직체계는 더 이상 단일 직업군으로 구성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의견 차이는 직업적 판단의 차이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한 여러 직업적 가치체계들에 의해 규정되..

벤담, 사실과 법적 허구(Bentham on Facts and Legal Fictions)

결과주의(consequentialism)를 대표하는 행위 공리주와(act utilitarianism) 규칙 공리주의(rule utilitarianism)의 모태인 고전적 공리주의(classical utilitarianism) 혹은 쾌락 공리주의(hedinostic utilitarianism)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 벤담(J. Bentahm)! 벤담을 소개하는 위키, 다음, 네이버 포털 사이트 정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