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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을 둘러싼 다섯 가지 오해

* 다음은 404-413쪽 내용이다. 아예 새로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특히 (4)와 (5)의 분량을 늘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시간을 내기 귀찮아 그냥 원문 그대로 올린다. 일부 문장만 약간 고쳤다. 이 글을 올린 동기는 최근 신재민 기재부 전 사무관 사건과 관련된다. 해당 사건에 대한 나의 개인적 입장을 알고 싶은 사람은 댓글을 참조하라. 내부고발을 둘러싼 다섯 가지 오해 피고용자가 고용자에게 호루라기를 분다는 어원적 의미를 갖고 있는 ‘내부고발’은 조직체계 내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견 차이와 무관할 수 없다. 하나의 조직체계는 더 이상 단일 직업군으로 구성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의견 차이는 직업적 판단의 차이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한 여러 직업적 가치체계들에 의해 규정되..

벤담, 사실과 법적 허구(Bentham on Facts and Legal Fictions)

결과주의(consequentialism)를 대표하는 행위 공리주와(act utilitarianism) 규칙 공리주의(rule utilitarianism)의 모태인 고전적 공리주의(classical utilitarianism) 혹은 쾌락 공리주의(hedinostic utilitarianism)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 벤담(J. Bentahm)! 벤담을 소개하는 위키, 다음, 네이버 포털 사이트 정보나..

시간과 경험: 서문(블로그 용)

시간에 대한 고찰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크게 세 가지 사고방식으로 나뉜다. ‘시간 속의 변화’, ‘변화 속의 시간’, ‘의식 속의 시간’이다. ‘시간 속의 변화’를 보여 주는 세계 이해 방식들에 따르면, 시간은 변화 이전에 전제된 것이다. 시간을 인간 의식 및 변화와 독립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그러한 세계 이해 방식들에서 시간은 공간과 무관한 영원성을 지닌 것으로, 아니면 공간과 분리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시간이 공간과 무관한 것이라면, 시간은 ‘우주가 존재하는 한’에서 ‘있는 것’이다. ‘우주가 존재하는 한’이라는 것은 다시 유한과 무한으로 나뉜다. ‘변화 속의 시간’을 보여 주는 세계 이해 방식들에서 시간은 항상 변화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동시에 변화가 발생하는 장소에 의존적이다. 이 때..

아이들의 놀이와 시청

BBC를 대표하는 드라마 중 하나인 닥터 후(Doctor Who) 시즌 12는 최초 여성 닥터가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시즌 12는 '폭망' 수준이다. 그 결과, 닥터 후의 전통인 크리스마스 특집은 올해 없다고 한다. 아예 내년에는 시즌을 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시즌 12의 총괄 지휘자는 크리스 칩널(C. Chibnall)이다. 칩널의 닥터 후는 억지스러운교육 방송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페미니즘, 인종주의의 폐단, 공감, 배려, 이런 것들을 드마라를 통해 직접 전달하려 든다. 인간이 아닌 외계인의 관점에서 인간의 문제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닥터 후의 전통적 시각은 이 번 시즌에서 찾아 볼 수 없다. 여성 닥터는 온갖 기괴한 문제들을 겪은 외계..

5G 무선 통신, 과연 세계 최초 타이틀 걸고 신속히 구축해야 하는 것일까?

"길게는 10년 이상"··· 5G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http://www.ciokorea.com/news/39735/#csidx38ceaad23abbabcb7b79c56548452f0 최근 5G 무선 통신이 산업용에 국한해 출발했는데, 어디까지나 지극히 협소한 특정 지역에 한정된 시도입니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로 상징되는 5G 무선 통신망의 신속한 구축으로 마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미래의 먹거리가 확보되는 것처럼 보도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기술의 저변 확대는 항상 잠재적 장점과 함께 단점도 거론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정착해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위에 링크한 Mike Elgan의 컬럼은 읽어볼 만합니다. 개인적으로 5G 세대 무선 통신을 점차 확대하는 것에 반대..

철학자들의 행복: 로크 7. 다수의 행복, 정부와 시간

기억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성을 물을 수 없는 것일까? 로크처럼 이 물음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하기는 힘들다. 로크는 기억의 의미 있는 대상을 관념, 즉 명제적 판단의 의미적 구성 단위들로 간주함으로써 이미지의 역할을 사소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기억을 통해 과거를 추적할 때, 심적 이미지들은 판단의 증거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과거에 대한 특정 판단을 촉발시키기도 한다. 특정 대상을 표상하는 이미지는 그 대상과 분리되어 있다. 머리 근처에 떠올린 사과, 나무 등의 이미지들은 사과, 나무 등과 분리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들을 표상한다. 그런데 이미지가 두뇌 활동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심적인 것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사진, 영상, 그림, 이모티콘 등 인공 이미지들 역시 심적 이미지와 마찬가..

킬로그램 재정의와 플랑크 상수: 이론과 실용성 사이의 유대적 관계 발달(수정)

* 다음 글은 관성 질량과 중력 질량의 등가성을 전제하고 쓴 것이다. 그 등가성은 뉴턴 이후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상태이다. 킬로그램 재정의와 플랑크 상수 - 이론과 실용성 사이의 유대적 관계 발달의 관점에 따른 접근법- 최근 무게의 단위인 kg 재정의가 화제의 주제로 떠올랐다. 그 재정의 방식에는 플랑크 상수(Planck constant)가 등장한다. 무게의 단위인 kg의 재정의에 왜 플랑크 상수가 등장하는 것일까? 이 글의 목적은 그 이유를 가급적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간략히 밝히는 것이다. 플랑크 상수를 이용해 무게와 질량을 재정의하는 방식을 다룬 국내외 논문들은 많은데, 이론 물리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그 논문들의 내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여러 물리 공식이 등장하는 그..

건강식과 아동 교육

*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학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식이다. 건강식은 21세기에 들어와 아동 교육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국내 교육 학술지를 뒤져보면, 건강식을 교과 과정과 맞물려 다룬 논문은 거의 없다. 한국 저질 교육 학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일정 부분 개인의 잘못된 식생활에서 비롯된 고도 비만 수술비도 의료보험으로 처리해 주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취학 전 취학 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식 교육 프로그램을 교과 과정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나을까? 이 나라 사회를 개선시켜 보고 싶은 사람은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동 교육에서 건강식의 중요성을 다룬 논문조차 거의 없다는 사실이 한심하여 이 글을 작성했다. 부모들도 신문 방송, 대중서의 ‘꾼’들의 세..

양심적 병역거부 논쟁에서 뭔가를 얻고자 한다면

* 대만은 2000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놓고 찬반론은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이 번에 합헌 판결이 하나 나왔다. 대만과 달리, 우리나라는 이 번 합헌 판결을 놓고 온나라가 부글부글 끓는 중이다. 양심적 병역거부 합헌 판결을 놓고 대만과 한국을 비교할 때,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 물음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려면, 책 한 권 분량의 논의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최소한의 논의만 전문적 주해 및 주석 없이 전개한다. 양심적 병역거부(conscientious objection)를 합헌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와 이를 둘러싼 논쟁으로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자칭 진보를 대표한다는 경향 신문은 많은 사람들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반발하는 이유로 '양심'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