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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이원론의 붕괴 과정 (수정)

고전적 이원론의 붕괴 과정 고전적 이원론은 지상계와 천상계를 이분하는 관점이 흔들리면서 붕괴하기 시작했다. 그 관점을 뒤흔든 중요한 사건 중 하나는 지동설의 출현이다. 이 때문에,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고전적 이원론에 타격을 가한 첫 번째 사건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지상계와 천상계를 이분하는 관점이 지배했던 시절, 지구는 천문학의 탐구 대상이 아니었다. 천문학의 탐구 대상은 신성(神聖)이 구현된 천상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우주를 거대한 시장(market)에 비유할 때 지구가 천문학의 탐구 대상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그것은 ‘우주 시장(cosmic market)’에서 지구의 가치가 높아짐을 뜻한다.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 천상을 바라보며 신을 숭배하는 존재로 여겨진 인간의 지위도 격상되어야 한..

이성(Reason)

철학에서 ‘합리적(rational)’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성에 따른 것’을 뜻한다. 반면에 ‘합당한(reasonable) 것’은 ‘상황에 적합한 행위나 판단’을 뜻한다. 이는 ‘합당한(resonable)’이라는 표현의 일상적 용법이 ‘이성(reason)’이라는 철학적 개념에 근거한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이성이라는 개념은 일상생활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126013508 이성(Reason) 근대 철학에서 ‘합리적(rational)’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성에 따른 것’을 뜻한다. 반면에 ‘합당... blog.naver.com

단칭 진술의 문제

단칭 진술의 문제 1. 과거 전통의 논리학, 곧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 르네상스 시절까지 서양 지성사를 지배했던 논리학은 ‘항논리’(term logic)로 대표되곤 한다. 항논리에서 의미의 논리적 단위는 ‘보편적인 개념’(universal concept)이다. ‘개’, ‘사람’, ‘물고기’와 같은 개념들은 몸무게 몇 킬로그램의 구체적인 개체가 아니라 개들, 사람들, 물고기들을 나타낸다. 범주 삼단논법은 그러한 개념들이 나타내는 류(class) 사이의 관계를 따지는 항논리의 일종이며, 정언명제라고 불리는 것은 그러한 관계를 함축한 내용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반면에 진술 및 술어논리로 대표되는 현대 논리학에서 의미의 논리적 단위는 진술이다. 전제에서 확실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연역 논증의 논리적 형태(lo..

현대적인 것 (수정)

현대적인 것 ‘현대적인 것’은 단순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의 시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것 혹은 혁신적인 것을 뜻한다. 역사적 사건을 평가하는 방식은 어떤 관점을 취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현대적인 것에 대한 규정 방식도 고정된 것은 아니다. 현대적인 것을 전통의 약화와 연관시킬 때 일제 강점기 이후를 현대의 출발점으로 잡을 수 있다. 만약 현대적인 것을 민주주의의 정착 과정과 연관시킬 때 해방 이후를 현대의 출발점으로 잡을 수 있다. 이 땅의 역사를 세계 역사 속에서 파악하는 경우, 현대적인 것을 규정하는 작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당장 용어 ‘modern’을 ‘현대적’으로 번역해야 하는가, 아니면 ‘근대적’으로 번역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