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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순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수정)

출생 순서 과장된 광고인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잘 속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좋은 결과를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기대심리일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결과만이 시청자의 눈에 드러날 뿐 그 결과를 산출한 과정이 은폐된 것에 기인한다. 많은 과대광고는 두 현상 P, Q 사이의 어떤 통계적 상관관계(corelation)를 보여준 후 마치 Q가 P의 원인인 것처럼 사람들을 홀린다. 그러나 두 현상 사이에 상관관계가 성립한다고 해도 Q가 항상 P의 원인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게다가 두 현상 P와 Q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경우에도 Q가 P의 원인이라는 통념이 사람들을 지배하기도 한다. 실례로 제일 먼저 태어난 아들이 상대적으로 책임감이 강하다는, 혹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통념을 들 수..

자연 신학 2. 다윈 진화론과의 양립 불가능성

(2) 다윈 진화론과의 양립 불가능성 페일리의 자연 신학과 다윈의 진화론의 양립 불가능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 한 측면은 과학과 신학의 관계이며, 그 다른 측면은 자연의 역사에 대한 이해 방식의 차이이다. 페일리는 진화론이 출현하기 이전 시대의 사람이다. 그는 전통적 지적 설계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기 때문에, 보일처럼 과학을 신학의 하부에 위치시켰다. 즉, 과학적 발견은 자연에 깃든 신의 섭리를 밝혀주는 수단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페일리는 지적 설계자 가설 자체가 ‘과학적 가설’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검증 혹은 반증 불가능한 신 존재 가정과 과학적 가설을 구분하는 한, 과학과 신학의 관계가 논리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재확인 및 재생산 가능한 측정량과의 연..

저승사자의 고백: 러셀-아인슈타인 선언문

저승사자의 고백 - 러셀-아인슈타인 선언문 - 저승사자: 저는 저승사자입니다. 제 얘기 한 번 들어볼래요? 갑자기 지축이 흔들리면서 장부에도 없던 사자(死者)들이 염라국에 몰려왔습니다. 원자폭탄이라는 것이 일본에 떨어져 발생한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염라대왕께서는 천리(天理)를 어긴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저에게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치밀한 조사 결과, 다음 도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발견 중에는 “E=mc2”이라는 공식이 있습니다. ‘E’는 에너지, ‘m’은 질량, 그리고 ‘c’는 빛의 속도를 뜻합니다. 입자를 충돌시킬 때 적은 양의 질량 결손이 발생했다고 합시다. 적은 양의 질량 결손에 해당하는 에너지는 실로 엄청납니다. 에너지는 질량 결손에 빛의 속도를 제곱한 양이 되기 때문입니다. 독..

방심상태

방심상태 - 개인의 특징 또는 천재의 상징 - * 다음 심리상담사의 주장을 비판해 보자. 심리상담사: 행동방식에 대한 획일적 평가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에서 제아무리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동방식일지라도, 그것만이 갖는 특별함이 있다. 방심상태(absentmindedness)의 행동방식은 어느 사회에서나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동방식에는 일종의 ‘권고사항’이 따라다니게 마련이다. 그러한 권고사항은 특정 행동방식을 하지 않도록 개인의 삶을 유도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방심상태의 행동방식에 따라다니는 권고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등장한다. •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라. •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는 법이니,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 주 중 계획을 만..

아인슈타인과 시오니즘

아인슈타인과 시오니즘 * 다음 역사의 글을 읽고 아인슈타인에 대한 역사가의 평가를 반박해 보자. 이를 위해서는 그 평가가 무엇에 관한 것이고, 또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가: 아인슈타인은 정말 코즈모폴리턴이거나 평화주의자였을까? 만약 그가 코즈모폴리턴이었다면 시오니즘 운동에 동조하지 말았어야 했다. 만약 그가 진정한 평화주의자였다면 역시 시오니즘 운동에 동조하지 말았어야 했다. 왜 그런지 살펴보기 위해 1920년 독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때는 1920년 8월 24일이었다. 헝가리 태생의 물리학자 레나르트(P. Lenard)와 독일 자연철학자 연구회 소장으로 자청한 베이란트(P. Weyland)는 아인슈타인을 성토하기 위한 모임을 열었다. 많은 관중이 그들의 강연..

3.0. 갈등 원인의 진단: 형식 절차 해석의 측면

3. 갈등 원인의 진단: 형식 절차 해석의 측면 일상적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인간의 판단은 정보의 양뿐만 아니라 정보가 주어지는 순서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때 ‘합리적 능력’이란 성공적인 문제 해결 과정에서 발견되는 인지 능력들의 합성 방식을 뜻한다. 그러한 합성 방식은 문제의 맥락과 맞물린 상황에 의존적인 까닭에, ‘일상적 합리성’은 ‘상황에 합당함’을 의미한다(이상하, 2007). 하지만 논리학이나 경제학 혹은 철학 등에서 10여년 이상의 학습 과정을 거친 전문가들 중 상당수는 합리성을 ‘상황에 합당함’으로 규정하는 것에 못마땅해 할 것이다. 그들의 사고는 실제 문제 해결 과정보다는 문제 해결의 결과를 재구성하는 가운데 얻어진 ‘이상화된 형식 절차’와 같은 것에 반영된 ‘합리성 개념’에 익숙해져 있기 ..

베이즈주의 (수정)

베이즈주의 1. 확률 계산법(probability calculus)의 베이즈 공식은 ‘주어진 증거 e에 근거한 가설 H의 신빙성’을 확률로 나타낸 것이다. • prob(H/e)=[prob(e/H)prob(H)]/[prob(e/H)prob(H)+prob(e/-H)prob(-H) (prob(H/e)는 증거 e가 주어진 상태에서 가설 H가 성립할 확률, 그리고 prob(-H)는 H가 성립하지 않을 확률을 뜻한다. prob(H)는 ‘사전 확률(prior probability)’로, prob(H/e)는 ‘사후 확률(posterior probability)’로, 그리고 prob(e/H)는 ‘H를 가정한 경우에 e가 발생할 가망성(likelihood)’을 뜻한다.) 베이즈 공식은 토머스 베이즈(T. Bayes)가 죽..

2.2. 갈등 원인의 진단: 경험 해석의 측면 (사례 2)

추리는 사고의 중요한 활동으로 여겨지지만, 그 둘의 관계는 최근에 와서야 경험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Rips, L.J. & Conrad, F.G., 1989). 사람들은 사고를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문제 해결 과정 자체로 이해하기도 한다. 이때 문제 해결을 위한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이 주로 추리 활동의 본질로 파악된다. 즉, 대상들의 분류와 관련된 개념화 과정은 추리를 하기 위한 전 단계, 추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적인 사고 활동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 방식에 따르면, 사고는 모든 인지 활동을 종합한 것을 일컫는다. 반면에 사람들은 사고를 추리 활동을 하기 위한 능력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 어떤 경우에나 추리는 사고의 중요한 활동이라는 상식이 경험적으로 뒷받침되는 셈이다. 추리와 ..

2.1. 갈등 원인의 진단: 경험 해석의 측면 (사례 1)

왼쪽 그림의 (A)는 잘 알려진 뮬러-라이어 착시(Mueller-Lyer illusion) 현상을 보여준다. 삼각형 모양의 끝이 선분 쪽으로 향한 선이 그냥 화살표 모양의 선분보다 길다고 사람들은 판단한다. 그러나 두 선의 실제 길이는 동일하다. 사람들은 엇비슷한 길이의 두 선이 엇비슷하게 보일 것이라고 믿는 경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뮬러-라이어 착시 현상은 그러한 믿음이 잘못되었음 보여준다. 원초적인 지각 경험에서조차 인간은 오판을 범하게끔 인지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며, 착시 현상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원초적인 지각 경험에서조차 인지적 편향에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 이상 보이는 그대로, 듣는 그대로 과신하지 않게 되며, 또 비판적 사고 능력을 발휘하여 (B)와 같은 사고 실..

자연 신학 1. 페일리의 논증 방식

자연 신학 (1) 페일리의 논증 방식 페일리(W. Paley)는 19세기 자연 신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자연 신학은 자연 속에서 신의 섭리를 찾아보려는 기독교의 전통에 서있다. 자연 신학 전통에서 신 존재를 이끌어내는 방식은 ‘존재론적 신 존재 증명법’으로 여겨질 수 없다. ‘존재론적 신 존재 증명법’에 따르면, 신 존재에 대한 의심은 논리적 모순이나 터무니없는 결과로 귀결된다. 따라서 신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자연 신학의 대부로 불리는 17세기의 보일은 과학적 발견들 자체가 신 존재를 반영해준다고 여겼다. 자연 신학의 논증은 과학을 통해 신의 섭리가 자연에 깃들어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자연에 깃든 신의 섭리를 옹호하는 방식은 시기별 과학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페일리의 자연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