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 358

철학자들의 행복: 홉스 1. 시대별 특징들의 중첩 양상

고대 그리스, 스토아 사상, 중세를 관통하는 행복의 지성적 관점에 따르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지성적인 것으로서 합리적 판단 능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삶은 도덕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지성적 관점에서 자기 보존과 관련된 이익 계산, 욕구 및 쾌락 등은 진정한 행복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합리적 판단 능력의 올바른 사용은 도덕적인 것을 전제한다. 행복의 지성적 관점은 중세에 이르러 행복의 기준을 신적인 것과 연관시키는 사고방식을 굳혀버렸다. 진정한 행복이 신적인 것이라면, 현세의 인간은 행복할 수 없다. 이러한 아퀴나스의 결론은 신 존재를 추론적 대상으로 여길 뿐 신의 본질을 ‘알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는 아벨라르 이후 중세 부정 신학 전통을 대표한다. 글 보기 -> htt..

번스타인의 정밀어와 한정어 3. 교육적 가치와 시민 교육

한정어와 정밀어의 구분 방식이 갖는 교육적 가치와 맞물린 ‘탄력적 소통 교육의 목적’은 다음과 같이 규정된다. • 탄력적 소통 교육은 이념보다는 문제의 공유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계층 및 계층 간 관계에 대한 이해를 우선시한다. 다시 말해, 각 계층에 대한 도덕적 평가는 탄력적 소통 교육에서는 일단 유보된다. 탄력적 소통 능력의 발휘가 그러한 도덕적 판단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계층에 대한 도덕적 평가는 단순히 해당 계층 구성원들이 선한지 악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그 평가는 어떤 계층을 보호 대상으로 삼을지, 약화 대상으로 삼을지, 강화 대상으로 삼을지에 대한 판단을 요구한다. 특정 계층에 대한 도덕적 평가는 개인의 선보다는 공동체의 조화로운 유지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특정 계층을 사회..

번스타인의 정밀어와 한정어 2. 논쟁

번스타인의 연구는 1960년대 말에 진행되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정보의 계층 간 이동이 원활하지 못했다. 노동자 계층의 상당 부분은 빈곤층, 흑인 및 소수 인종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한 사람들은 교육에서 상대적 약자 계층을 형성했으며, 지역적으로도 격리되어 있었다. 반면에 중산층 사람들의 정보 활용 방식은 지리적, 문화적, 사회적 측면에서 그 분포 범위가 넓고 활동적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중산층 아이들은 탄력적 소통, 즉 상황에 따라 정밀어와 한정어 표현을 혼용하여 소통하는 방식에서 더욱 탁월한 능력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점은 과거의 사실일 뿐이다. 그것을 정보의 공유가 손쉬워진 지금의 상황에 직접 적용하기는 힘들다. 공교육의 경우, 과거보다 다양한 계층이 뒤섞여 있다. ..

번스타인의 정밀어와 한정어 1. 기본적 이해

번스타인의 정밀어와 한정어 - 맥락 전달 및 변형 훈련의 교육적 가치 - 바실 번스타인(B. Bernstein)은 1924년에 태어나 2000년에 생을 마감한 영국 유대계 언어 사회학자이다. 계층과 언어 사용법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가진 번스타인은 교육 사회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와 함께 따라다니는 것은 ‘정밀어(elaborated code)’와 ‘한정어(restricted code)’이다. 정밀어와 한정어 개념은 그의 1971년 저서 • 여러 부류의 아이들에게 특정 만화 장면을 보여 주고 그 장면을 설명하도록 한 결과, 다음의 두 가지 결과가 나왔다. “그들이 축구를 하는데, 그가 그걸 찼어. 그런데 그게 날아가 창문을 깬 거야. 그들은 그걸 보았어. 그리고 그가 나와 소리를 질렀어. 그들이 그걸 ..

오컴의 면도날: 오해들 불식시키기

오컴의 면도날 * 중세 스콜라 전통 철학과 신학의 일반적 흐름: 생략 * 중세 스콜라 철학에서 차지하는 오컴의 위상: 생략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은 종종 ‘단순성의 원리(principle of simplicity)’ 혹은 ‘절감의 원리(principle of parsimony)’로 불린다. 오컴의 면도날을 가장 포괄적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 필연적 이유 없이는 다수의 것을 상정해서는 안 된다(pluralitas non est ponenda sine necessitate). 위처럼 오컴의 면도날을 규정하는 것은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위 규정 방식에서 ‘다수의 것’이 무엇인지는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오컴의 면도날의 여러 해석 방식을 살펴보기 전에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오..

철학자들의 행복: 토마스 모어4. 국가, 인간, 정원, 수사학적 사고 실험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576921015 모어 유토피아, 마르크스주의와의 비교 히들로디의 입을 통해 묘사된 유토피아 섬 사회를 모어가 ‘가능한 모든 사회 형태 중 가장 이상적인 것’... blog.naver.com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578703715 모어 행복론 모어 - 에덴동산 모방의 정치적 실험 - 토머스 모어의 는 에라스무스를 비롯한 ... blog.naver.com * 영국에는 유네스코의 후원을 받아 1990년에 시작해 1995년 완공된 거대한 식물 정원 'Eden Project'가 있다. Eden Project: http://www.edenproject.com/eden-st..

단서화: 스웨덴에서 운전면허 따기 까다로운 이유

다음은 시사저널 오늘자 신문기사이다. http://v.media.daum.net/v/20170924113003428 기사 내용에 따르면, 1988 올림픽 때 한국에 와 무질서한 교통상황을 본 스웨덴 정부 관계자가 한국 운전면허증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은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스웨덴에서 한국 운전면허증을 인정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우리나라 외교 부족에 있다는 것이다. 기사 내용에서 딴지를 걸만 한 곳은 없다. 다만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 왜 스웨덴은 운전면허를 따기 어려운 것일까? 위 기사를 본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댓글을 단다. "역시 선진국, 스웨덴", "한국 사람은 개판 운전 습관 때문에 해외에 나가 사람 쳐죽여". 등 말이다. 한국인의 운전 습관에 문제가 많은 것은 나도 인정한..

교과서가 얇으면 수업 부담이 준다고?

요 며칠 신문 기사를 보면 이런 얘기가 돈다. 이번 개정된 교과서는 분량을 줄여 학생들의 수업 부담율을 낮췄다. 그리고 수학의 경우 일상적 보기를 사용해 학생들이 수학에 흥미를 느껴 수포자가 없도록 하고 블라블라 ... 한 마디로 현실 고민 없이 자가당착에 빠진 자들이 교육을 담당하니 벼라별 기괴한 소리가 돈다. 무비판적인 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특히 달레반(신종 박사모)들 말이다. "지금도 교과서는 좋아요. 이제 더 좋아지고, 학생들 수업 부담율도 낮아지겠죠. 앞으로 시험 문제도 교과서에서 출제해 교육 혁신을 이루어주세요." 귀신 신라면 까먹는 개소리 좀 하지 마라.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119183363 교과서가 얇으면 수업 부담이 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