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 358

투표의 역설2. 공간 이론(업데이트 버전)

투표의 역설 2 - 공간이론 - 1. 콩도르세 역설과 함께 투표의 역설로 많이 거론되는 것은 ‘다운스 역설(Downs paradox)’이다. 이 역설은 경제학자 앤서니 다운스(A. Downs)의 1957년 저작 에 등장한다. 다운스 역설에 함축된 ‘합리적 투표자’는 손익 계산을 근거로 투표권을 행사한다. 여기서 합리적 투표자는 고전 경제학의 ‘합리적 개인(rational individual)’을 뜻한다. 그 합리적 개인은 주어진 대안 중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계산하여 선택하는 행위자로 가정되었기 때문에, 고전 경제학의 합리성 개념은 ‘개인 중심의 합리성’ 개념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때 ‘개인’은 일상생활에서 ‘개인적’이라는 수식어에 함축된 ‘개성을 가진 존재’를 뜻하지 않는다. 그 ‘개인’은 합리적..

투표의 역설1. 애로우 가능성 정리(업데이트 버전)

투표의 역설 1 - 애로우의 가능성 정리 - 1. 게임 이론(game theory)의 관점에서 투표는 세 가지 구성 요소를 가진 게임의 일종으로 파악된다.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 투표 결과에 관한 투표자 개개인들의 선호 방식, 그리고 각 투표자에게 허용된 전략들이 그 세 가지 구성 요소들이다. 법 앞의 평등을 강조하는 간접 민주주의 정치 체제 국가에서 개개인에 허용되는 전략은 정부의 구성 방식에 의존적이다. 입법, 법의 시행, 법에 따른 심판과 해석을 담당하는 민주제 정부는 크게 의원내각제, 대통령제, 그리고 준 대통령제로 분류된다. 정부의 구성 방식에 따라 정치적 후보의 선거 전략 외에도 투표자 개개인에게 허용 가능한 전략의 범위가 법으로 규정된다. 이러한 규정의 차이는 투표 방식의 다양성으..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과 지능의 관계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과 지능의 관계 On the Relation between Complex Problem Solving and Intellectual Abilities 1. 당신이 혼란스러운 도시의 시장으로 선출되었다고 하자. 당신은 시의 기업들, 인적 자원 및 기반 시설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혼란스러운 도시를 재정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시민들은 당신에게 그러한 절대 권력을 위임한 것이다. 당신은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진정성을 갖춘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목표는 신민들이 편히 잘 살 수 있는 시를 만드는 것이다.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077823480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과 지..

자연 발생설을 둘러싼 파스퇴르와 푸셰의 논쟁

* 다음은 절판된 의 부록 중 하나를 확장 수정한 것임을 밝혀둔다. 자연 발생설을 둘러싼 파스퇴르와 푸셰의 논쟁 1. 과학적 발견들은 경험 내용을 규정하는 가설과 실험의 역사적 연결 속에서 신뢰할 만한 것으로 정착한다. 그러한 정착 과정 속에서 과학자의 사고와 행위를 제한하는 미덕들이 탄생했다. 그러한 미덕들 중 하나가 ‘과학적 성실성(scientific integrity)’이다. 20세기 이후 기술 기반의 과학 연구가 공적 평가의 대상이 되면서, 과학적 성실성과 관련된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커졌다. 또한 과학의 연구 형태가 더욱 집단적 형태를 띠게 되면서, 과학적 성실성을 촉진할 수 있는 연구 환경(research environment)에 대한 관심사가 증가했다. 단순히 어떤 과학자의 부정 행위..

직관: 알파고를 둘러싼 잡음들

최근 구글의 인공 지능 알파고 대 이세돌의 바둑 대국을 놓고 이런 말들이 흘러나온다. “인공 지능 AI의 발달로 인해 결국 인류는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AI보다는 AI 기술을 가진 집단이 더 위험하다.” “AI가 인간의 삶 속 곳곳에 침투하게 되는 미래는 지금보다 나을 것이다.” 새로운 획기적인 것,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이 나올 때마다, 미래를 유토피아 대 디스토피아 혹은 구원 대 종말로 묘사하는 담론이 판친다. 소위 ‘석학’이라 불리는 자들의 상당수는 그러한 담론을 학적(學的)으로 포장한다.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알파고는 과연 인간의 직관을 어느 정도 구현하고 있을까? 알파고에 사용된 AI 기술 및 연구는 정부가 AI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할 만큼 획기적인 것인가? 이러한 물..

파레토 효율성(Pareto Efficiency)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파레토 효율성(Pareto Efficiency)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썰물 때 바닷가로 나갔다. 늦은 밤이라 주변에는 인기척조차 없었다. 달빛만 바닷물이 빠진 개펄을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개펄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를 발견했다. 지폐를 잃어버린 사람을 찾을 방법은 없다. 아침이 되면 밀물로 인해 지폐는 바닷물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 사람은 지폐를 줍는다. 이 상황을 ‘지폐 줍기 상황’이라고 하자. 지폐를 개펄에 그냥 나두는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 재화를 낭비하는 것에 해당한다. 지폐를 주은 사람은 금전적 이득을 본 것이다. 그렇다면 지폐를 잃어버린 사람은 금전적 손해를 본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해 무조건 긍정해야 한다면, ‘지폐 줍기 상황’은 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득점을 합한 것이 0..

죄수의 딜레마(수정 업데이트 + 몇몇 문제들)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1] 경제학, 게임 이론 및 합리적 의사결정론 영역에서 행위자(agent)는 단순히 사람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특정한 선호 및 선택 방식을 가진 모든 대상을 행위자로 정의할 수 있다. 사람도, 사료보다는 소시지를 좋아하는 강아지도, 매뉴얼에 따라 주어진 동작들 중 하나만을 선별하는 기제(mechanism)도 행위자로 분류된다. 경제학에서 선호 방식은 전통적으로 심리적 차원으로 이해되었다. 합리적 선택(rational choice)은 심리적 차원을 기반으로 하여 설명할 수 있는 선호 방식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포커에서의 선택 가능한 각 대안의 효용(utility)을 수치화하여 행위자의 ‘참된 선호 구조(true preference struc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