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 358

<세속화> 후기: 세 번째 종류의 독단적 지성사(계몽주의)

* 다음 글은 의 후기에 해당한다. 650여 쪽의 본문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글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힘듦을 밝혀 둔다. 에 대한 비판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세 번째 종류의 독단적 지성사는 ‘특정 지역의 역사를 보편화하는 것’이다. • 특정 지역의 사회 상태 및 변화가 실현 가능하도록 해준 고유의 가치 체계, 문화, 사고방식 등이 있다고 전제한다. 여기서 ‘전제한다는 것’은 ‘그러한 고유한 것들이 특정 사회 상태 및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러한 고유한 것들이 없으면 특정 사회 상태 및 변화가 불가능함’을 뜻한다. 특정 지역 X의 사회 상태 및 변화가 다른 지역 Y에서도 실현 가능하려면, Y는 X의 그러한 사회 상태 및 변화가 가능하도록 해준 고유한 것들을 모방 수용..

이론의 두 가지 사용법: 빅뱅 가설의 도그마화와 과학의 퇴보

* 다음 주제의 글을 작성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할 마음이 없다. 글을 가급적 간략히 하기 위해 긴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괄호 속에 정보를 암시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으면, 글이 너무나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이 땅의 과학과 기술이 발달해 공동체에 득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실현 불가능한 희망일 수 있지만 말이다. 2007년 그 잘난 대한민국 철학계에서 자발적으로 나온 이후 ‘철학 박사’라는 타이틀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글에 그 타이틀을 명시하는 이유가 있다. ‘과학이 진행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과학자들만의 몫은 아님을 명시하기 위해서이다. 근대 과학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프란시스 베이컨은 과학자가 아니었다. ‘과학에 ..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에 대한 구상 2. 세 가지 착각

이 작업에서 펼쳐진 논의들을 바탕으로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를 둘러싼 세 가지 착각들은 다음과 같다. • 첫 번째 착각은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에서 올바른 것을 논증 및 정당화라는 방법으로 선별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 두 번째 착각은 과학적 지식 체계와 세계 이해 방식을 혼돈하여 전자가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세 번째 착각은 과학적 지식 체계의 한계를 보완해 정합적 세계 이해 방식을 건설하는 것이 철학의 당위적 목적이라는 착각이다. 좋은 논증론이란 결코 전제들에서 확실히 참인 결론, 즉 예외를 허락하지 않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법론을 다루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내용적 연결성은 특정 타당한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에 대한 구상 1. 물음들

* 과 연관된 글 인간, 자연, 사회, 그리고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세계 이해 방식의 변천 과정을 다루는 것을 지성사라고 할 때, 세속화 담론은 새로운 세계 이해 방식을 제시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 그것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무종교인의 관점에서 세속화 과정을 서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현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종교인이 종교적 교리들의 진위에 무관심하다고 할 때, 그는 그러한 교리들 속에 반영된 그 어떤 세계 이해 방식에도 동조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그가 지적으로 성숙한 무종교인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에게 세계 이해 방식들이란 진위 여부의 단순한 판단 대상이 아니다. 그것들 중 상당수는 특정 시대 지역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

사후 구원의 논리: 기독교편 3 잠든 영혼, 의식, 육체

사후 구원의 매개물로 영혼을 간주하는 것에 대한 개신교 세력의 비판 동기는 주로 정치적이다. 육체와 분리 가능한 영혼 개념은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아 왔다. 특히 감각 작용의 생리적 기능이 점차 밝혀지면서, 충동 및 지각 현상을 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간과할 수 없게 되었다. 가톨릭 세력은 이러한 도전에 맞서 ‘철학에 대한 신앙의 우위성’을 강조했다. ‘실체적 영혼’은 합리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철학은 이에 대한 반박 성격을 갖는다. 데카르트는 실체적 영혼을 ‘생각하는 실체(thinking substance)’로 규정했다. 여기서 ‘생각한다’는 것은 ‘합리적 판단 능력’과 ‘자유 의지에 따른 선택 능력’을 총칭하는 은유이다. 영혼의 기능은 지적 능력 및 의지에 국한되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