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인지와 경험 69

욕망 충족 3. 빗나간 두 가지 관점, 세 가지 이론(작업 중)

4. 한 개인 X의 욕망이란 ‘X가 삶을 지속시키고 변화시키기 위해 충족되길 원하는 어떤 것’이다. 이때 욕망은 본능적 욕구에서 인생의 장기 전망에 이르기까지, 현재 불편한 것을 제거하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얻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물질적 소유욕에서부터 특정 인간 유형에 도달하려는 욕심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포함한다. 행위의 동기와 결과, 욕망 대상, 처벌과 보상에 의한 학습 맥락 중 어느 것을 택하는가에 따라 ‘욕구의 정의 방식’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점을 논외로 할 때, ‘욕망 충족 방식’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 가능하다. 첫째, 과거, 현재, 미래라는 삶의 시간적 흐름에 따른 접근 방식을 들 수 있다. 둘째, 욕망에 대한 구체적 인식 여부에 따른 접근 방식을 들 수 있다. 이러한 ..

욕망 충족 2. 경험 기계 EM(수정)

3. 욕망 충족 이론에서 ‘욕망’은 광범위한 의미를 갖는다. 그 의미 반경은 배설 등 본능적 욕구에서부터 인생의 장기 전망에 이르기까지, 현재 불편한 것을 제거하려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확보하려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물질적 대상을 소유하려는 욕심에서부터 특정 인간 유형에 도달하려는 욕심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포함한다. 이 때문에, 욕망 자체를 단일적으로 규정하기란 어렵다. 배설 등 본능적 욕구에 주목하는 경우, 욕망은 특정 행위를 유발시키는 성향(disposition)으로 규정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욕망이 그러한 성향으로 설명될 수는 없다. 실례로 ‘나는 10년 후에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들 수 있다. 욕망을 정의하고 분류하는 방법은 행위, 욕망 대상, 처벌과 보상에 의한 학습 등..

욕망 충족 1. 어느 거지의 삶의 전략(수정)

욕망 충족 1.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를 추구하는 삶을 무조건 ‘좋지 않은 삶’ 혹은 ‘비도덕적인 삶’으로 규정할 수 없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쾌락 자체는 본래 선한 것이다’라고 전제할 필요가 있을까? 쾌락 자체를 본래 선하다고 전제하는 것은 단지 ‘쾌락에 따른 삶이 그 무엇보다 선한 것임’을 주장하려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다. 또한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가정한다. 만약 행복이 그저 다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서 도구적 가치를 지닌다면, 이것은 그러한 가정과 부합할 수 없다. 최고의 가치로 가정된 것은 본래 선한 것이어야 한다. 에피쿠로스는 행복과 쾌락을 최고의 선으로서 일치시켜 ‘자연스러운 쾌락에 따른 삶’을 그 무엇보다 선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자체로 ..

와이프의 시간: 시간과 육체

소위 ‘비판 철학(critical philosophy)’이란 철학사에서 크게 두 가지 목적을 띠는 전통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경험을 비판적 분석 대상으로 삼아 과학적 지식의 가능성과 경계를 명확하게 하려는 목적의 전통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칸트를 거쳐 여러 현상학자를 이러한 첫 번째 전통 속에 포섭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정의를 억압하는 현실 상태를 드러내려는 목적의 전통이다. 현재 비판적 철학 진영에 속한다는 다수의 철학자는 이러한 두 번째 전통의 목적을 지향한다. 현재 비판적 철학을 대표한다는 인물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려고 상황 및 전통을 초월한 보편적 비판 기준을 제시한다. 현실 상태에 대한 비판은 결국 그러한 비판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현실 상태의 부정적..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 개념: 철학적 물음들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 개념 우주가 창조되기 전 오로지 신만이 존재했다면, 왜 하필이면 전지전능한 신은 특정 순간에 우주를 창조했을까? 신만이 존재했을 동안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신은 우주를 창조한 것일까?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us)의 시간 개념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는 것이 철학적으로 무의미함을 보이려는 동기에서 구성된 것이다. 즉, 시간은 신의 피조물인 인간 마음의 산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념론적 시간 개념(idealogical concept of time)의 주창자로 알려진 아우구스티누스는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과거는 더 이상 없는 것이고 미래는 아직까지는 없는 것이라면, 시간의 세 가지 구분인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떻게 과거와 미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임시방편적 가설(수정)

임시방편적 가설 용어 ‘ad hoc’은 ‘특수한 목적에만 해당함’을 뜻한다. 과학 철학에서 그러한 특수한 목적은 반례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기 위한 ‘방편’을 뜻한다. 특정 현상 P에만 국한된 ‘임시방편적 가설(ad hoc hypothesis)’은 증거를 결여하고 있지만 설명력을 갖고 있는 가설로 간주된다. • 현상 P를 설명하기 위해 가설 H를 세웠다. 하지만 H의 예측 결과는 P와 일치하지 않았다. 오로지 P를 수용할 목적으로 H는 H′로 수정되었다. 이 경우, H′는 임시방편적 가설로 간주된다.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067316660 임시방편적 가설(ad hoc Hypothesis) * 2010년 1월 31에 작성한 글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구체적이면서 보편적인 것의 존재 가능성 문제: 헤겔을 중심으로

* 다음은 과거에 올렸던 것을 새로운 제목 으로 완전히 수정한 것이다. 헤겔의 와닿지 않는 요상한 용어들을 사용하지 않고 글을 완성시키려고 노력했다. 결론에서 보게 되듯이, '추상적인 것', '구체적인 것', '보편적인 것', '특수한 것'을 전제하는 존재론의 사고방식을 일종의 지적 독단으로 간주하는 사람이다. 어족 및 과학 분과의 다양성과 함께 존재론에 대해 고민해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영어든 독어든 헤겔의 원저를 읽을 때, Concept 혹은 Begriff는 단순히 '개념'이 아니라 '존재론적 구분 방식을 함축한 개념'을 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 유의하라. 구체적이면서 보편적인 것의 존재 가능성 문제 - 헤겔을 중심으로 -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 다음은 10여 년 전에 발표했던 논문의 일부를 수정한 것이다. 당시 글쓰기 능력이 개판이라 일부 수정만으로는 가독력을 충분히 높이기 힘들다. 그럼에도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최근 구글 알파돌과 이세돌의 바둑 대국을 놓고 ‘직관’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말들이 신문 및 방송에 돌기 때문이다. 어이없게도 소위 전문가들이 그런 말을 해대기 때문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새로운 도구의 정착에 의한 사회 구조적 변동 맥락과 윤리’라는 담론을 생성시키지 못한 채, 소위 국내외 석학이라는 자들이 AI를 둘러싼 윤리적 담론을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가?’라는 물음 속에 매몰시켜 버리는 현실 때문이다. 지금 현실에 필요한 ‘사회 구조 변동 맥락 속의 윤리학’과 같은 담론조차 생성시키지 못하는 자들이 석학이라니? 나는 제한..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에 대한 구상 2. 세 가지 착각

이 작업에서 펼쳐진 논의들을 바탕으로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를 둘러싼 세 가지 착각들은 다음과 같다. • 첫 번째 착각은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에서 올바른 것을 논증 및 정당화라는 방법으로 선별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 두 번째 착각은 과학적 지식 체계와 세계 이해 방식을 혼돈하여 전자가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세 번째 착각은 과학적 지식 체계의 한계를 보완해 정합적 세계 이해 방식을 건설하는 것이 철학의 당위적 목적이라는 착각이다. 좋은 논증론이란 결코 전제들에서 확실히 참인 결론, 즉 예외를 허락하지 않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법론을 다루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내용적 연결성은 특정 타당한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