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비판적 사고 405

파울로 프레이리의 ‘억압받는 자들의 교육’ 1

파울로 프레이리의 ‘억압받는 자들의 교육’ 지금까지의 교육의 역사를 살펴보면, 개인의 잠재 역량을 이끌어 내 주는 방식으로 수업이 설계된 적은 거의 없다. 또한 인성 교육은 ‘개인의 사회화(socialization of individuals)’로 기능해왔다. 여기서 ‘개인의 사회화’란 ‘사람들을 기존 질서 및 가치 체계에 순응하도록 만드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교육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관점은 지금까지 실천된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의 시대는 ‘정치가 사회를 특정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신념이 지배했다. 다시 말해, 사회 변화의 중심축은 정치라는 관점이 지배했다. 특정 정치적 이념 혹은 이론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한 경우는 다수가 그..

욕망 충족 3. 빗나간 두 가지 관점, 세 가지 이론(작업 중)

4. 한 개인 X의 욕망이란 ‘X가 삶을 지속시키고 변화시키기 위해 충족되길 원하는 어떤 것’이다. 이때 욕망은 본능적 욕구에서 인생의 장기 전망에 이르기까지, 현재 불편한 것을 제거하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얻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물질적 소유욕에서부터 특정 인간 유형에 도달하려는 욕심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포함한다. 행위의 동기와 결과, 욕망 대상, 처벌과 보상에 의한 학습 맥락 중 어느 것을 택하는가에 따라 ‘욕구의 정의 방식’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점을 논외로 할 때, ‘욕망 충족 방식’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 가능하다. 첫째, 과거, 현재, 미래라는 삶의 시간적 흐름에 따른 접근 방식을 들 수 있다. 둘째, 욕망에 대한 구체적 인식 여부에 따른 접근 방식을 들 수 있다. 이러한 ..

욕망 충족 1. 어느 거지의 삶의 전략(수정)

욕망 충족 1.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를 추구하는 삶을 무조건 ‘좋지 않은 삶’ 혹은 ‘비도덕적인 삶’으로 규정할 수 없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쾌락 자체는 본래 선한 것이다’라고 전제할 필요가 있을까? 쾌락 자체를 본래 선하다고 전제하는 것은 단지 ‘쾌락에 따른 삶이 그 무엇보다 선한 것임’을 주장하려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다. 또한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가정한다. 만약 행복이 그저 다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서 도구적 가치를 지닌다면, 이것은 그러한 가정과 부합할 수 없다. 최고의 가치로 가정된 것은 본래 선한 것이어야 한다. 에피쿠로스는 행복과 쾌락을 최고의 선으로서 일치시켜 ‘자연스러운 쾌락에 따른 삶’을 그 무엇보다 선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자체로 ..

대의 민주주의

* 유학생들 에세이를 지도한 과거 경험을 떠올려 볼 때, ‘저기’나 ‘여기’나 배우는 것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의 경우, 주로 자유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 교재가 사용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다. 공산주의든 자유 민주주의든 사회 민주주의든, 모두 ‘정치가들에 의한 정치론’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또한 ‘정치가 사회를 특정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신념’이 시대정신처럼 여겨지고, 다양한 정치적 실험들이 경쟁했던 시대의 산물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를 살펴보는 경우에만 민주주의의 여러 정부 형태가 ‘다른 정치적 이념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저기’와 ‘여기’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들은 그러한 사실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

<세속화 '저기'와 '여기'> 우수콘텐츠 공모전 선정(출판사: 한국문화사)

&lt;세속화 '저기'와 '여기': 무종교인의 관점&gt; 출판문화진흥원 '우수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공모전에서 선정되었습니다. 약 3000권에서 140권을 선정했다고 하네요. 기존 저작물이 있는 사람은 2순위로 처진다고 해서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일단 선정되었습니다. 살펴보니, 지금까지 선..

연구주제: 과학과 정치적 이념들

과학과 정치적 이념들 세속화된 사회 상태란 특정 종교가 더 이상 사회의 지배적 통합 원리로 기능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뜻한다. 그러한 상태가 ‘문제없는 상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계층 간 이동이 원활해지고 사회 구조가 더욱 분화될수록, 사회를 구성하는 교육, 과학, 기술, 경제 등 영역들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유기적 통합을 모색하는 정치가 요청된다. 이러한 요청을 실현하는 방법론을 마련하는 것은 시대적 과업이라 할 수 있다. 과학의 여러 분과들이 사회 속에서 기능 방식을 면밀히 살펴본다면, 과학이라는 사회 영역의 고유성은 ‘여러 해석을 허용하면서도 특정 조건 아래 반복 사용 가능한 지식 체계를 산출하는 것’에 있다. 이는 다양한 세계 이해 방식에 대해 열려 있는 과학적 생활양식의 성격을 고려할 때 ..

와이프의 시간: 시간과 육체

소위 ‘비판 철학(critical philosophy)’이란 철학사에서 크게 두 가지 목적을 띠는 전통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경험을 비판적 분석 대상으로 삼아 과학적 지식의 가능성과 경계를 명확하게 하려는 목적의 전통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칸트를 거쳐 여러 현상학자를 이러한 첫 번째 전통 속에 포섭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정의를 억압하는 현실 상태를 드러내려는 목적의 전통이다. 현재 비판적 철학 진영에 속한다는 다수의 철학자는 이러한 두 번째 전통의 목적을 지향한다. 현재 비판적 철학을 대표한다는 인물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려고 상황 및 전통을 초월한 보편적 비판 기준을 제시한다. 현실 상태에 대한 비판은 결국 그러한 비판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현실 상태의 부정적..